지난 글을 통해 우리는 불면증의 원인과 진정한 쉼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진정한 쉼을 누린 심신(心身)만이 거뜬한 깨어남을 체험할 수 있는데 이번 기사를 통해 깨어남의 핵심 호르몬인 오렉신(orexin)을 소개한다. 깨어 있는 듯하지만 정신이 맑지 않고 몸이 무거우며 식욕이 없는 상태를 체험해 본 적이 있지 않는가? 바로 오렉신 기능 결핍 때문이다.
1996년에 발견된 33개의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진 단백질(그림 1)이며 잠이 들어야 할 때와 잠에서 깨어나야 할 때를 주장하는 시상하부에서 생산되어 두뇌의 모든 곳(그림 2)으로 분비되는 뇌 호르몬이다.
오렉신은 집중력을 주는 노르아드레날린, 쾌감과 의미를 실어 주는 도파민 그리고 행복감을 주는 세로토닌 등의 분비와 기능 등을 촉진시킨다. 또한 오렉신은 신진대사(에너지 지출), 수면, 깨어남을 주장하므로, 오렉신이 결핍되면 낮에도힘없이 푹 쓰러져 잠이 드는 기면증에 걸리며, 비만도 함께 찾아온다. 따라서 오렉신은 삶의 다양하고 중요한 기능들을 지휘하는 매우 중요한 호르몬이다.
잠을 자고 있지 않다고 해서 깨어 있는 것은 아니다. 내가 진정으로 깨어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다음 세가지가 다 이루어져야 한다.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 (충분한 노르아드레날린)
삶이 신 나야 한다. (도파민)
삶이 평안해야 한다. (세로토닌)
집중하는 것은 나의 몸과 마음이 정리되어 있을 때 가능하다. 충분한 노르아드레날린이 적절하게 분비될 때 집중하게 된다. 몸이 아프거나 불편할 때 또는 병들었을 때는 집중하는 것이 매우 힘들다. 몸살감기에 열이 날 때 글을 쓰거나 책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무엇을 써야 할지 방향이 잡히지 않고, 무엇을 읽었는지 머릿속에 남지 않는다. 걱정, 근심 그리고 해야 할 일로 마음이 꽉 차 있을 때도 좀처럼 집중이 되지 않는다. 영감도 떠오르지 않는다.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은 몸과 마음이 회복되어 있다는 징조이고 몸과 마음이 정리되어 우선순위가 확실하다는 것을 암시한다. 회복은 숙면을 통해 이루어지고 숙면은 어둠에 반응해 분비되는 멜라토닌의 기능이다. 천재도 노력하는 사람을 못 쫓아가고, 노력하는 사람도 신 나 있는 사람을 쫓아가지 못한다. 게으른 천재는 있어도 신 나 있는 사람은 게으르지 않다. 따라서 신 나 있는 사람은 기꺼이 새벽을 깨운다. 영감이 떠오르는 것을 받아 기록하기 바쁘다. 하루 24시간이 1분같이 느껴진다. 하루를 시작할 때는 마음이 벅차오르고 하루를 마무리할 때에는 뿌듯하다. 사는 맛이 나는 것이다. 도파민이 하루 종일 샘솟듯 흘러나오며 삶의 의미가 가득하다. 편안한 것과 평안한 것은 큰 차이가 있다. 편안은 돈으로 살 수 있어도 평안은 살 수 없다. House는 살 수 있어도 Home은 살 수 없고, 침대는 살 수 있어도 단잠은 살 수 없다. 가정부는 살 수 있어도 엄마는 살 수 없고, 일꾼은 살 수 있지만 아빠는 살 수 없다.
살 수 있는 것을 얻으려고 목숨 걸면, 잠시 잠깐 그때그때 는 편안할 수는 있지만 평안은 없다. 평안이 없어지면 결국 편안도 잃게 된다. 이 평안함은 세로토닌의 기능이다. 위에 나열한 모든 기능이 활발해지려면 진정으로 깨어 있어야 하는데 오렉신에 의해 몸과 마음이 깨워지고, 오렉신은 노르아드레날린, 도파민 그리고 세로토닌 등을 지휘한다
그렇지는 않다. 두뇌는 영과 육을 연결해 주는 매개체 또는 접점(interface)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이 창조되었을 때 생존의 욕망을 창조주께서 두뇌 속에 심어 주시며 생명을 선택할 것인가, 거부할 것인가를 인간의 영역으로 부여하셨다.
다른 두뇌 기능들인 생각, 사상, 정신(spirit) 등은 외부에서 온 것이다. 그것들을 선택해 받아들이면 두뇌 회로 속에 내
것으로 남아 개발되고 발전된다. 창조주는 오렉신과 같은 두뇌 전달 물질을 통해 인간을 깨워 외부에서 오는 생각들을
감지하고 선택할 수 있게 하신다.
창조주는 인간을 생명의 길로 인도하시기 위해 암흑 속에서 잠을 재우신다. 깊은 잠을 잘 때 회복과 재생에 필요 없는 물질들은 신진대사를 통해 배설되도록 준비되며, 생각의 가지들은 잘라 내진다. 그리고 새벽에 말끔히 정리된 상태에서 깨어나도록 인간을 설계하셨다. 오렉신은 그 잠을 깨우는 호르몬이며 깊은 잠을 자고 일어났을 때 충분히 분비된다. 잠은 인간의 무의식 속에서 하나님께서 재창조하시는 손길이고, 깨어남은 하나님께서 주시고 회복해 주신 생명을 의식 속에서 누리는 것이다. 어둠과 빛, 무의식과 의식의 주기를 통해 인간은 창조주와 더욱 하나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이치를 잊어버리고 깨어 있어야 할 때 잠을 자고, 잠을 자야 할 때 쉼이 없다면 하나님이 인간에게 향한 뜻을 외면한 채 짐승과같이 연명하다가 이 세상을 떠나는 것이다.
우리는 깨어야 한다. 깨어남은 진정한 쉼이 있은 후에만 가능하다. 어두운 밤을 하나님께서 준비하셔서 우리를 쉬게해 주시는 것같이, 인생의 암흑을 통해 인간의 붙잡은 손을 놓게 하신다. 이 암흑 속에서 내 자신을 장사 지내고 내 속에 빈 마음이 깊고 넓게 자리 잡을 수 있게 정리되도록 맡겨야 한다. 삶의 암흑 속에서 주님이 주시는 평안함을 통해 새롭게 깨어나자.